한국여행기

해외여행이 그리운 날, 용지호수를 가다.

에디터 달 2021. 9. 28. 22:54

INTRO.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에 위치한 용지호수는 둘레 약 1200m인 인공호수이다. 주변이 크고 작은 아파트와 상업 빌딩이 둘러싸고 있지만 호수의 풍광만큼은 모던함과는 거리가 멀다. 가을 초입인 지금은 호수를 덮고 있는 수련의 모습이 꽃말처럼 청순해서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도 한다. 용지호수는 여러 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어서 언제 가느냐에 따라 그 느낌과 분위기가 다른 매력이 있다.

새벽

용지호수의 새벽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이국적인 매력을 느끼게 해 준다. 이른 새벽 호수가 풍기는 고요와 잔잔함은 스위스 산악마을 어딘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용지호수의 새벽은 이렇듯 아무렇게나 대충 카메라 셔터를 눌러도 멋진 작품사진을 건질 수 있는 마법의 시간이다.

이곳은 걷거나 조깅을 즐기기에 최적화된 곳이기도 하다. 호수 둘레길을 잘 포장해 두어서 먼지 나지 않게 조깅을 즐길 수 있다. 또 호수 주변 언덕에 여러 가지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어 헬스장에 온 것처럼 재미있게 운동을 할 수 있다. 호숫가 넓은 잔디밭은 요가와 명상으로 새벽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차지가 된다. 용지호수는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지만 도시가 뿜어내는 것과는 다른 무언가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용지호수의 새벽

 

한낮

 

한낮의 용지 호수는 커피 브레이크를 즐기는 사람들의 노천카페가 된다. 이곳 역시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숍들이 빽빽하게 들어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점심시간엔 어느 카페를 가든 커피를 사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날씨가 좋을 때에는 카페 안보다는 용지 호숫가의 벤치가 더 인기가 많다. 호수를 바라보며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서 느긋하게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식후 나른함을 기분 좋게 이겨낼 수 있게 만드는 곳이 바로 용지호수이다.

 

저녁

저녁의 용지호수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이고, 화려한 음악분수쇼가 펼쳐지는 야외공연장이다. 음악분수 공연은 호수 물이 얼기 시작하는 12월에서 3월까지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하루 2회 펼쳐진다. 매일 저녁 삼십 분씩 2회 공연인데 최신 케이팝뿐만 아니라 클래식곡까지 다양한 음악과 함께 멋지게 솟아오르는 분수쇼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운동과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 뿐 아니라 친구들과 연인들이 커피나 캔맥주 등을 마시며 퇴근 후의 피곤을 녹아내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주변 가볼 만한 곳

용지호수 인접 아파트 뒷길에는 창원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거리인 가로수길이 있다. 용지호수에서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이 가로수길은 양 옆으로 오래된 수목인 메타세쿼이아가 줄지어 서있다. 길가에는 베이커리 카페와 브런치 카페 그리고 이탈리안 식당, 중식당 등이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인테리어 소품 판매점과 주얼리 전문점, 의류 판매점 등도 하나둘씩 생겨나서 가볼 만한 곳이 더욱 풍성해졌다. 가로수길은 그 자체로도 멋스럽지만 주변 가게들이 각자 만들어낸 개성 있는 외관들도 아주 볼만해서 사진 찍기 명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성산아트홀은 대공연장과 소공연장 그리고 전시실을 갖춘 전형적인 공공 예술공간이다. 매월 펼쳐지는 모닝콘서트는 아주 유명한 공연 중 하나이다. 점심시간 전에 볼 수 있는 한 시간 가량의 공연인데 매우 수준 높은 뮤지션들이 참여하고 있어 관객들의 반응 또한 매우 좋은 프로그램이다. 일정이 잘 맞다면 미리 예약하고 좋은 공연을 오전 시간에 즐겨 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다.

 

창원광장은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광장이고 현재까지 창원의 랜드마크이다. 광장 규모가 워낙 커서 그 가운데서 여러 가지 행사가 자주 열리기도 한다. K팝 공연 같은 음악행사가 열리는 날엔 그 일대가 축제 분위기가 된다. 석탄일에는 연등을 켜고, 크리스마스에는 트리를 장식하는 공간이어서 언제나 꽤 괜찮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곳이다.